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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자담배업계의 2조 세금 전쟁…'잎이냐 줄기냐' 그것이 문제로다

작성자 오지구닷컴(ip:)

작성일 2021-08-12 10: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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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업계, 과세전적부심사 집단 청구…관세청 "수입 품목 허위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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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연합뉴스


국내로 수입한 니코틴 함유 담배 액상(이하 니코틴 액상)의 과세를 놓고 관세청과 전자담배업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관세청이 전자담배업계에 부과한 세금 규모는 자그마치 1조~2조원 규모다. 이른바 전자담배 세금전쟁이다.

관세청은 이들 업체가 담배(연초)잎에서 추출한 니코틴 액상을 과세 대상이 아닌 연초 줄기·뿌리에서 추출한 것처럼 속여 수입했다며, 거액의 세금폭탄을 때렸다. 반면, 전자담배업체들은 수입한 니코틴 액상의 주원료는 줄기·뿌리로 정당하게 세관에 허가를 받아 들여왔다며 반발하고 있다.

관세청, 줄기 니코틴 논란에 관세조사 착수

11일 세관 당국에 따르면, 전자담배업체 46곳은 관세청을 상대로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했다. 해외에서 수입한 줄기·뿌리 니코틴(이하 줄기 니코틴)이 함유된 담배 액상에 대해 뒤늦게 담뱃세를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다. 과세전적부심사는 세무당국이 세금을 고지하기 전 과세할 내용에 관해 납세자가 불복 사유가 있으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납세자 권리 구제제도다. 현재 이 업체들에게는 적게는 수억원, 많게는 수백억원의 세금이 부과된 상태다.

이번 과세전적부심사의 핵심 쟁점은 니코틴 액상의 주원료가 '연초잎'인지 여부다. 올해부터 줄기 니코틴도 담배로 포함하는 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각종 담뱃세(담배소비세·지방교육세·개별소비세·부가가치세·국민건강증진부담금 등)가 붙게 됐다. 그러나 작년까지만 해도 담배사업법상 담배는 '연초잎'을 원료로 했을 때만 해당했다. 그동안 줄기 니코틴은 법률상 담배에 해당하지 않아 담뱃세가 부과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전자담배업체들은 세금 부담은 덜면서 마진율이 높은 줄기 니코틴이 함유된 담배 액상을 수입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줄기 니코틴에 대한 과세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관세청은 전자담배업체들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기업심사(관세조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관세청은 전자담배업체들이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연초잎에서 추출한 니코틴 액상을 줄기·뿌리가 주원료인 것처럼 허위 신고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업체들이 그동안 수입한 니코틴 액상에 대해 개별소비세와 가산세 등을 부과했다.

전자담배업체들은 관세청이 부과한 세금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먼저, 자신들이 수입한 니코틴 액상의 주원료는 연초 줄기·뿌리라고 강조하고 있다. 과세전적부심을 청구한 업체 절반 이상은 중국에서 줄기 니코틴을 생산한 H사 제품인 것으로 파악된다. H사는 줄기 니코틴을 생산할 수 있는 자격이 있으며, 자체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2017년 3월30일 미국식품의약처(FDA)는 H사의 줄기 니코틴 생산 기술에 대해 적합증명서도 발급했다. 이외 전자담배업체들은 김앤장과 대륙아주 등 대형 로펌 변호사들을 선임해 수입한 줄기 니코틴이 '진짜'라며, 각종 자료 등을 근거로 소명하고 있다.

아울러 전자담배업체들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입 신고를 했다며, 억울해 하는 모습이다. 관세청으로부터 160억원대의 세금을 부과받은 M 전자담배업체 대표는 "수입업자는 무역서류로 거래하는 것이 관행이다. 수출자가 제공한 무역서류를 근거로 수입신고를 했다"며 "허위로 신고한 게 하나도 없다. 관세청도 수입 당시 아무런 제재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당 기간이 지난 이후 소급 과세를 하는 건 부당하다. 이렇게 세금이 많이 붙었으면, 애초에 수입도 안 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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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전자담배 가게에 액상형 전자담배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줄기 니코틴으로 2000만원 수익, 세금은 12억원

관세청이 부과한 세금 때문에 폐업한 전자담배업체들도 있다. J업체는 2년 간 총 7840만원어치(672000ml) 줄기 니코틴 액상을 수입했다가 관세청으로부터 3억2900만원(개별소비세 2억4864만원·부가가치세 2486만원·가산세 5586만원)의 세금이 부과됐다. 세금이 확정될 경우 추가적으로 담배소비세(1ml·628원), 지방교육세(1ml·276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1ml·525원) 등이 붙어 총 128937만원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업체의 연매출은 6000만원으로 줄기 니코틴을 수입해 얻은 수익은 고작 2200만원에 불과하다. J업체 대표는 세금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사업을 접었다.

그나마 J업체는 전자담배업계에서 규모가 작은 편에 속한다. 현재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한 다수의 업체들은 이와 같은 방식으로 100~800억원대의 세금이 부과됐다. 이와 동시에 국세청 세무조사도 받고 있는 업체도 있는데, 해당 업체는 1000억원의 세금이 부과된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서는 부과된 전체 세금 규모를 계산하면 최소 1조~2조원은 넘어설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과세당국이 전자담배업체들에게 부과한 세금이 상식 밖을 넘어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관세청은 전자담배업체들이 제출한 자료들이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특히 관세청은 이학박사 등 전문가 의견 등을 토대로 애초에 니코틴 함량이 낮은 연초 줄기·뿌리는 경제적 가치가 없으며, 줄기 니코틴 추출 기술 자체도 증명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줄기 니코틴도 과세 대상에 포함되면서 관세청의 주장이 모순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업체들이 제출한 자료와 당국이 중국 등 해외 세관으로부터 받은 자료들을 종합해 봤을 때, 잎에서 나온 니코틴이라고 판단해 과세한 것"이라며 "니코틴 액상은 수입양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게 원칙이기 때문에 과세 규모가 큰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과세전적부심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아직 결과가 나온 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줄기 니코틴 수입 양은 매년 폭발적으로 늘었다. 2016년 기획재정부가 연초잎에서 추출한 니코틴만 담배사업법에 따른 담배에 해당하고 나머지는 담배가 아니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후 줄기 니코틴 액상 수입량은 2017년 3만1638kg2018년 2만1274kg 등으로 급격히 늘었다. 이전까지의 수입 물량은 2015년 3kg2016년 167kg 등 연간 200kg 미만에 불과했다.

하지만 감사원이 줄기 니코틴 문제에 대해 지적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2019년 감사원은 환경부·보건복지부·관세청 등 기관 감사를 통해 줄기 니코틴 액상의 유행성 문제와 수입·관리 실태가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줄기 니코틴에 대한 과세 논의가 불이 붙었으며, 각 기관들은 줄기 니코틴 관리강화 방안 등을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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